큰 스승을 잃고 고요함에 젖은 수원 봉녕사에 일요일을 맞아 가족 단위 조문객이 발길을 잇고 있다. 오늘(12월4일) 오전8시부터 많은 재가불자들이 봉녕사를 찾아 묘엄명사의 빈소가 마련된 우화당에서 참배를 올리며 큰 스님의 덕을 기렸다.

이날 오전에는 특히 묘엄명사의 친인척이 대거 빈소를 찾아 조문한 후, 1시간여 동안 게송을 읊으며 묘엄명사를 회고하고,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특히 주말을 맞아 자녀들과 함께 사찰을 찾아 조문을 마치고, 봉녕사 전각을 둘러보며 봉녕사의 변화된 모습을 회상하는 가족들의 모습도 다수 눈에 띄였다.

전 대한불교청년회장을 역임한 박법수 씨는 이날 아들과 함께 빈소를 찾아 조문한 후 “옛날에 아빠가 이곳에 소풍왔을 때는 조그만 건물 두서너 개 뿐이었다”며 “큰 스님이 이렇게 아름답게 사찰을 가꾸셨다”고 전각을 소개했다.

또 한 신도는 빈소를 찾아 “한달 전에 법회를 찾아와 강의를 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는데, 이렇게 갑자기 입적을 하셨다”며 오열을 해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 평생을 학인지도에 매진했던 묘엄스님은 입적하기 불과 3일전에도 학인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정도로 후학지도에 열성을 보이셨다.

또 울진 불영사에서 왔다는 한 스님은 “갓 출가해 운문사에서 묘엄스님께 경전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를 시작했다. 4년간 학인생활을 지도해 준 묘엄스님의 모습이 그립다”며 묘엄명사를 회고했다.

오후가 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찰을 찾고 있다. 일요법회를 마치고 인근 지역 스님과 신도들이 단체로 찾아 조문을 했다. 또 이날 오후6시30분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분향소를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