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상 수상기념 사진. 왼쪽부터 정희성 심사위원장, 선민혁 군, 심사위원 청화스님.

지난 1일 서울 동국대 중강당. 제33회 전국만해백일장에 참가한 학생들로 실내는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히 들어찼다. 만해 한용운 스님의 자주독립정신과 고결한 문학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매년 삼일절에 개최하는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 2000여 명이 넘는 많은 학생들이 운집했다.

특히 올해부터 대상이 대통령상으로 격상되면서 예년보다 500명 이상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서울, 대구, 광주 등 전국에서 몰려온 총 2154명의 학생들은 이날 ‘깃털’, ‘우연’, ‘심부름’, ‘씨앗’ 등을 글제로 서로의 문장실력을 겨뤘다.

사단법인 대한불교청년회(회장 정우식)와 정부의 특임장관실이 공동주최한 이번 행사는 오전11시부터 오후2시까지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참가자를 제외한 외부인의 출입을 일체 금지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펼쳐졌다. 이후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조선독립 유서, 무엇을 담았나’, ‘한국문화 유산 영상’ 등이 중강당에서 상영됐다.

이날 만해대상의 영예는 선민혁(광주 서강고 3)군에게 돌아갔다. 선 군은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친구들끼리 만든 문학동아리 활동을 하며 꾸준히 책 읽고 글을 쓴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선 군은 “아낌없이 지원해 준 부모님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선 군은 ‘씨앗에는 유통기한이 없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자신의 어릴 적 경험을 진솔하게 풀어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올해 대회에서 수작들이 많아 선정과정에서 심사숙고를 거듭했다고 밝혔다. 정희성 한국작가회의 고문을 심사위원장으로 청화스님, 한강, 권갑하, 박경장, 김혜진 작가 등 20여 명이 심사를 맡았다. 정희성 위원장은 “좋은 작품을 가리느라 상당히 애썼다”며 “최종적으로 대통령상에 걸맞은 작품을 만나 기뻤다”고 말했다.

청화스님도 “문학인의 꿈을 꼭 이뤘으면 한다”며 “시를 많이 보고 외우면 앞으로 글을 쓰는데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스님은 즉석에서 한용운 스님의 ‘알 수 없어요’를 낭독해 학생들에게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고흥길 특임장관은 이날 기념사에서 “만해스님의 뜻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큰 지침돌이 되고 있다”며 “만해백일장이 전통문화 발전에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회에서는 총 128명이 수상했으며, 우수단체상인 조계종 총무원장상은 고양예술고가 받았다. 한편 본지는 만해대상 및 장원 등 주요 수상작들을 차례로 게재할 예정이다.

[불교신문 2797호/ 3월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