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 흡수? 100만 민란은 그런 거 아니다"
양 : "요새 100만 민란 활동에 거의 올인하고 계신데, 100만 민란 프로젝트가 뭐예요?" 문 : "2012년 12월이 대선인데, 4월에 총선이 먼저 있어요. 그래서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이 대선에 이길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아요. 어떻게든 총선을 이겨야 하는데, 지금 야당이 분열돼 있는 구조거든요. 이걸 어떻게 극복할 거냐. 그런데 2012년 총선은 국회의원 240개 지구당에서 한 자리를 놓고 모든 정당이 경쟁을 하는 구도거든요. 그러니까 벌써부터 조직 만들고 돈 쓰기 시작하고, '왜 내가 되고 저 사람은 안 되는가' 논리 개발하면서 서로 상처를 주기 시작할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 임박해, 어떻게 후보를 조정해 낼 것이냐? 그 방법으로는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보는 거죠.
양 : "재미있는 메타포네요." 문 : "총선을 이기려면 한나라당과 1:1로 맞붙는 최강의 후보를 민주진보진영에서 찾아내야 된다, 그 방법은 결국 같은 정당 안에서 상당한 기간을 두고 경선을 통해서 최강의 후보를 뽑아내는 것이다, 이렇게 판단이 되는 겁니다. 그랬을 때 방법은 정당 지도부간의 통합인데, 정당내부 논리가 있고 기득권이 있어서 안 되는 거죠. 연대가 안 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남는 유일한 방법은 국민 다수가 모여서 국민의 힘으로, 여론의 힘으로, 야5당을 압박해서, 그들이 국민의 뜻에 복종하게 만들고, 그 안에서 야권 단일정당을 만들어서 후보를 단일화하는 것이다,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렇게 생각한 거죠."
양 : "가장 첨예한 이해당사자인 현실정당 쪽 입장을 무시할 순 없을 텐데, 각 정당들 반응도 중요하지 않나요? " 문 : "민주당의 경우에는 최고위원 세 분(이인영, 천정배, 박주선 최고위원)이 회원으로 들어왔습니다. 김영춘 최고의원도 같은 의견이라니까, 최고위원 가운데 반이 함께 하는 거죠. 그리고 정치적 비중이 있는 김근태, 유인태, 원혜영, 이런 원로들이 뜻을 같이 해 주셨구요. 지자체장 중에서 김두관, 안희정, 이광재 지사도 뜻을 함께 해 주셨고. 참여당에서 정찬용 고문, 이백만 최고위원, 창조한국당 김서진 전 대표 등도 함께 해 주시기로 한 상태예요.
양 : "민노당, 진보신당은 고민이 더 클 텐데요. 흡수소멸되는 거 아니냐는…." 문 : "오해가 있습니다. 저희 제안대로 가면 당이 흡수 소멸되는 것 아니냐는 거죠. 아닙니다. 결코 아니에요. 저희 제안을 잘 안 보신 겁니다. 연합정당으로 가자는 거예요. 당론을 강제하지 않는, 합의할 수 있는 만큼만 합의하고 합의 안 되는 거는 정파로서 경쟁하자는 거거든요. 당대당 통합하려는 게 아니에요. 당대당 통합하면 당연히 소멸되죠. 민주당, 민노-진보, 참여당까지 당원 수 차이가 각 당별 거의 10만입니다. 각 당의 대의구조, 논의구조의 한계를 압니다. 그 위험 부담을 안으라는 얘기가 아니고, 국민이 모이겠다, 다수가. 다수가 모여서 우선 10만 이상 되면 동수가 된 거 아니냐, 원컨대 각 야당 다 합친 40만 보다 더 모이겠다, 우리는. 50만 100만이 모여서 여기에 들어와 같이 가자는데 왜 소멸되느냐는 겁니다. 저희 안에 대해 동의하는 시민들은 상대적으로 개혁 진보적인 사람들이 참여하는 거잖아요? 그렇게 되면 절대로 소멸되는 것이 아니죠."
양 : "그 다음에는요?" 문 : "연합정당이 되면 민주적 운영구조로서의 결선투표가 있잖아요? 그러면 결선투표에서 진보적인 분이 통과될 가능성이, 지금 독자존속 할 때보다 훨씬 높아져요. 그러면 당연히 당선 비율도 높아지죠. 이 연합정당 틀로 제1야당이 되자는 겁니다. 그렇게 2012년 4월 총선에서 제1당이 되자, 집권당이 되자, 그래서 진보진영의 복지와 노동을 맡는 정파가 되자, 그러면 지역구도가 완화된다는 얘기고 남북분단이 완화된다는 얘기 아니겠어요?
문 : "요새 자꾸 '정치는 연애다' 하는 느낌이 들어요. 마음을 서로 주고받아야 돼. 마음이 열려야 서로 소통이 고 이러는 건데. 스님들 삼천배 하는 그런 심정으로 하게 돼요. 왜 그런 생각이 드냐면, '핵심은 인간의 존엄성이다, 우리 시민은 존중받고 싶다, 위로받아야 된다, 그동안 정치권이 국민을 너무 고문해왔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많은 국민들이 왜 이명박을 선택했냐? 민주정부 10년 동안 평가받을 참 좋은 일들을 많이 했어요. 그러나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만족시키지 못 했어요. 이유야 어찌됐든 불만족 상태에서 화도 많이 났고, 그래서 홱 돌아앉았지만 이명박 하고 연애하는 건 아니에요. 이명박이 돈을 벌게 해 주겠다, 집값을 올려주겠다고 하니까 그냥 다 찍었어요. 다 놓아 버린 거죠. 정의, 도덕, 이런 거 놓아 버렸다고. 그런데 불과 2년 만에 보니까, 아주 개차반이거든. 완전히. 돈 벌게 해 준다는 것도 아니야. 그랬을 때 국민들 심리상태는 뭐겠어요. 나는 그걸 '욕망을 택했던 것에 민망함, 허망함'이라고 봐요. 그렇다고 민주 정부가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야. 그때는 굉장히 짜증이 났었고 그래서 돌아섰던 것이니까. 그러니까 국민들의 상태가 어떤 거냐면, 속이 다 빠져나가고 넋이 다 빠져나간 허망한 상태라는 거죠. 거기다 노 대통령은 바위에서 몸을 던졌단 말이에요. 그러고 나니까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경제를 잘했다'가 15에서 60이 됐잖아요. 45%의 국민이 속았다는 걸 안거야. 그래서 고개를 이쪽으로 돌려보는? 한 번씩, 이제 보는 거야. 다시. 미안한 부분도 있어요. 노무현에 대해서. 그렇게 욕했던 게. 그래서 6·2선거에서 그렇게 표현해 준거죠. 근데 아직 옛날처럼 돌아앉진 않았어요. 왜냐하면, 실망했었고 화가 났던 게 다 풀린 게 아니니까. 그런데 내가 조금 미안한 건 있어. 그러나 '너희들 잘못했어. 왜 나를 실망시켰냐' 이거거든요.
지금 민주진영은 뭐를 해야 되겠어요. 국민들이 정치인에게 다가와서 "미안해, 내가 오해 했어" 이렇게 얘기할 리는 없는 거예요. 그러면 이쪽이 다가가서 "죄송합니다.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잘 할 게요." 이 얘기를 해야 되거든요. 돌아선 애인, 연인이에요. 그런데 속이 빠져나가고 넋이 다 빠져나간 사람한테 가서 "야, 이런 게 낫지 않냐? 야, 민주정부 10년 동안 소득을 이렇게 높였어. 4.5% 성장했어. 이명박은 3.2%잖아. 우리가 더 잘 했잖아." 아무리 얘기해도 안 들어요. 이걸 채워드려야 돼. 허망함을. 그러려면 우리가 믿음직한 상대가 되어야 해요. 믿음직한 상대가 된다는 거는, 정책적으로 다시 반성하는 부분도 있지만, 자세가 달라야 돼요. 그 자세의 핵심이 뭐냐. 한나라당을 보자 이거야. 쟤네들은 사찰을 해도 안 깨져요. 집권하니까 4대 권력기관을 휘둘러서 개차반을 만들어요. 조중동, 뉴라이트, 다 뭉쳐서 완벽한 철옹성 동맹구조를 만들고 있어요. 민주정부 10년 돌아보자 이거야. 갈기갈기 찢겨진 거야. 이렇게 갈라진 상태에서 우리가 국민들에게 "우리, 잘 할 게요?" "뭘 어떻게 잘할 건데?" "정책이요." "너희들부터 봐. 너희들이 하는 얘기를 어떻게 믿으라고. 또 지지고 볶을 거지? 쟤네들 봐. 쟤네들 저렇게 똘똘 뭉쳐 하는데 너희들 어떻게 믿어. 어떻게 믿고 마음을 다시 열란 말이야." 이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지금은 "정말 잘 할게요" 라고 빌어야 돼. 거리에 나가서 빌어야 돼. 빌면서 "우리가 달라질 겁니다." "뭐가 달라질 건데?" "뭉칠 게요. 믿음직한 상대가 돼 드릴 게요"
그걸 하자 이거야, 지금. 민란을 통해서."
*인터뷰 전문은 <양정철닷컴>에서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