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뭣고? 이게 도무지 뭣하자는 소린지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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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현권 작성일12-05-18 10:33 조회2,573회 댓글0건본문
스님들은 못 쓰는 불교 이야기
도서관이나 책방 서가에 진열된 불교 서적 가운데 아무거나 한권 골라 펼쳐보자. 대개 이름난 승려나 불교 전문가가 쓴 책일 것이다. 그 안에는 물론 좋은 말도 있겠지만 대체로 일반 독자가 읽기에는 너무 어렵거나(입문서), 두루뭉술하거나(비판서), 뜬구름 잡는 듯한(수행서) 소리로 채워져 있다. 1600년의 나이테, 1000만 불자를 자랑하는 한국 불교가 한편에선 이해불가에 염세적인 종교, 그들만의 골방종교라는 비판을 듣는 데는 이런 까닭도 있지 않을까? 초보자에게 친절한 입문서, 한국 불교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내는 비판서의 부재 말이다.
사람들은 궁금하다. 불교란 도대체 무엇일까, 저 많은 불교 경전들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뭘까, 무상이니 무아니 공이니 중도니 하는 것들도 설명을 들어도 알 수가 없네, 수행참선에만 정진하면 누구나 깨달음을 얻고 보살이 될 수 있는 걸까, 무소유를 말하면서 국장 뺨치는 다비식은 왜 여는 걸까? 등등. 그런데 불교의 식자들은 이런 당연한 물음들에 답을 주지 않는다. 초보자의 수준 낮은 질문이라 상대하지 않는 것일까? 그렇다면 깊은 불심에 이르지 못한 중생들은 어쩌란 말일까. ‘한국적 정치학’에 천착해온 정치학자이자 4년차 초보불자인 한림대 김영명 교수 역시 이런 점에 답답함을 겪었고, 여기에 공감할 독자가 적지 않다는 판단에 이 책을 썼다. 『이.뭣.고』는 큰스님들이 보여주는 심오한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지는 않다. 대신 저자의 직업적 논리벽과 정합성을 동원해 불교 핵심 원리를 군더더기 없이 추리고 이를 잣대로 오늘날 한국 불교의 문제점을 설득력 있게 지적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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