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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 스님의 문학혼을 기리는 '제45회 만해 백일장'이 삼일절에 열렸습니다.
현 윤재웅 동국대 총장이 1회 대상 수상자이며 한강 작가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는 등 유서깊은 대회인데요.
한강 노벨상 효과로 참가자가 전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권금주 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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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의 '조선독립에 대한 감상의 개요' 중] 나라를 잃은 뒤 때때로 근심 띄운 구름, 쏟아지는 빗발 속에서도 조상의 통곡을 보고...
만해 한용운 스님이 1919년 7월, 서대문 감옥에서 작성한 독립선언문입니다.
일본인 검사에게 민족이 겪는 아픔과 조선 독립의 정당성을 유려한 문체로 써냈습니다.
[광용스님 / 조계종 전국비구니회장]
"만해 한용운 스님의 정신은 스님의 명징한 글을 통해 지금까지 대중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습니다."
겨레의 가슴에 민족사상을 불어넣은 만해 스님을 기리는 제45회 전국 만해백일장이 동국대에서 열렸습니다.
[남전스님 / 조계종 포교원 포교부장(총무원장 진우스님 대독)]
"만해 스님께서 그러하셨듯이 문학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믿습니다."
[이길수 / 대불청 중앙회장]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 또한 그러한 문학적 사명을 가슴에 품고, 시대를 밝히는 글을 써내려가리라 믿습니다."
펜으로 암울했던 시대를 깨웠던 선각자처럼 참가자들은 신중을 기해 글을 써내려 갑니다.
'광장, 멀리 그리고 가까이, 가죽 소파, 무음, 멈춰있는 것은'
백일장 시작 10분 전 뽑힌 글제들은 개인 경험부터 시대·사회에 대한 단상까지 다채롭게 해석될 수 있는 것들로,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시선을 자유롭게 담아냈습니다.
[김시윤/경기도 화성 다원중 1학년]
"희생되신 분들에 대한 감사함과 고마움으로 이제 시에다 잘 녹여낼 수...상은 너무 사람이 많아서 못 받을 것 같은데 그래도 경험 쌓아간다라는 마음으로..."
특히 올해 참가자는 1천8백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6백여 명이 늘어나 '미래의 한강 작가'를 꿈꾸는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과거 한강 작가가 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사실도 문학 꿈나무들에겐 큰 동기 부여가 됐습니다.
[김지원 / 잠실여중 3학년]
"책도 조금 유명하다는 것도 좀 많이 읽었고 평소에도 학원에서도 그 글쓰기 연습을 자주 했어요."
만해대상은 고등 시부문 이시우, 만해상은 고등 산문 부문 양윤서 학생에게 돌아갔습니다.
시상식은 이달 말에 열립니다.
한강 열풍과 문학에 대한 높아진 관심에 따라 만해백일장은 앞으로 단편소설이나 웹툰 등 응모 부문을 더하고,
역대 수상자들과 떠나는 문학 여행, 기성 작가와의 만남 등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꾸릴 계획입니다.
만해 스님의 숭고한 애국심과 삶의 흔적이 오늘날의 언어와 문학을 통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서울 동국대에서 BBS 뉴스 권금주입니다.
영상 취재 및 편집=장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