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님의 침묵’ 나오길”…대불청, 45회 만해백일장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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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한불청지기 작성일25-03-04 17:19 조회766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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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님의 침묵’ 나오길”…대불청, 45회 만해백일장 개최
- 문화
- 입력 2025.03.01 22:23
- 수정 2025.03.02 12:33
- 호수 1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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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 서울 동국대 중강당 등에서
시‧시조‧산문 부문…1780여 명 참가
“만해 스님 문학정신 이어받아 새로운
시대를 밝히는 글을 써 내려가길 바라”

“만해 스님은 일제강점기 민족 독립을 위해 펜으로 싸웠습니다. 오늘 만해백일장 작품 중에서 문학으로 조국의 독립을 외쳤던 만해 스님의 정신을 이어받는, 제2의 ‘님의 침묵’이 나오길 바랍니다.”
1919년 3월 1일, 일제로부터의 독립을 염원하던 민중의 열망이 분출했다. 민중이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독립 의지를 드러낸 이날, 태화관에서는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문을 낭독했다. 독립선언문을 읽어 나간 민족대표 33인 중에는 만해 스님도 있었다. 스님은 독립선언문을 낭송하며 자주독립 정신을 표출했다. 이후 1926년 시집 ‘님의 침묵’을 발행하며 문학으로 독립을 이야기했다.

만해 스님이 민족대표로 참여했던 3·1운동이 일어난 지 106년이 지난 시점에서 3·1운동을 기념하고, 스님의 자주독립‧문학정신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대한불교청년회(중앙회장 이길수)는 3월 1일 서울 동국대 중강당 등에서 ‘제45회 전국만해백일장’을 개최했다. 백일장 부문은 시‧시조, 산문이었고, 초‧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등 1780여 명이 참가했다. 안도현, 오은 시인 등 39명의 심사위원이 참가자들의 작품을 평가했다. 행사에는 조계종 총무원 포교부장 남전, 교육원 출가상담사 여옥, 전국비구니회장 광용, 비구니회 사서국장 태감 스님과 김용현 동국대 교무부총장 등이 자리했다.
본격적인 행사 전 황성한 대불청 수석부회장이 3‧1 독립선언문을 낭독했다. 이후 이시우 대불청 대의원 의장이 ‘조선독립에 대한 감상의 대표’를 읽어 나갔다.

낭독 이후 이길수 대불청 회장은 기념사에서 “오늘 이 자리는 일제강점기에 민족 독립을 위해 펜으로 싸웠던 만해 스님의 독립‧문학정신을 기리고, 그 뜻을 잇는 문학인들이 함께하는 자리”라며 “스님의 문학은 우리의 정신을 일깨우는 등불이었다. 이에 올해 백일장 작품 중에서 문학으로 조국의 독립을 이야기했던 만해 스님의 정신을 이어받는, 제2의 ‘님의 침묵’이 탄생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기념사가 끝난 뒤 총무원 포교부장 남전 스님이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치사를 대독했다. 남전 스님은 치사에서 “만해 스님의 문학은 시대를 초월한 진리와 가치를 담아 깊은 감동과 깨달음을 전한다”고 말한 뒤 “오늘 백일장에 참가한 청년 문학인들이 행사를 통해 만해 스님의 문학정신을 이어받고, 지금 이 시대의 목소리를 담은 문학적 가치를 창조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무부총장은 윤재웅 동국대 총장의 축사를 대신했다. 김 부총장은 축사에서 “1919년 3월 1일, 선조들은 자유와 독립을 향한 열망을 전 세계에 알렸고, 만해 스님은 님의 침묵으로 일제의 탄압에도 꺾이지 않는 정신을 노래했다”며 “문학은 미래로 나아가는 용기를 표현한다. 그런 만큼 오늘 참가자들의 글도 더 나은 내일을 향한 힘찬 발걸음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격려했다.
재단법인 신뇨엔 상임원장 정경 국원은 축사에서 “백일장 참가자들은 만해 스님의 후예로, 글을 통해 스님이 추구하고 실천했던 자유와 평화를 기록한다”며 “만해 스님의 시가 시대를 넘어 지금까지 우리에게 울림을 주듯, 참가자들의 문장도 누군가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사 마무리 후 잠깐의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참가자들은 주변인과 이야기하며 긴장을 떨치려 했지만, 얼굴에는 떨림이 묻어 있었다. 긴장감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자신의 글이 3‧1운동의 정신을 빛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랐다. 중등 운문 부문의 박성준 학생은 “만해백일장이 3‧1절을 대표하는 대회여서 참가하게 됐다”며 “백일장의 취지에도 부합하고, 3‧1운동 참여자들의 헌신에도 보답하는, 좋은 시를 쓰고 싶다”고 밝혔다. 중등 산문 부문에 도전한 이건이 학생은 “지금껏 준비한 기량을 충분히 발휘해 3‧1운동의 정신을 잇는 대회의 의미를 빛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세연 대불청 만해백일장 조직위원장은 “참가자들이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그동안 준비한 것을 유감없이 뽐내길 바란다”며 “이를 통해 백일장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잠깐의 휴식이 끝난 뒤 백일장 시제가 발표됐다. 시제는 ‘광장, 가죽소파, 멀리 그리고 가까이, 멈춰 버린 것, 무음’이었다. 참가자들은 중강당, 만해관, 명진관, 학림관 등으로 이동했고, 각 장소에서 3시간 동안 지금까지 갈고닦은 기량을 발휘했다.
제한 시간이 끝나자, 백일장 진행요원이 참가자들의 작품을 거뒀다. 이때부터 심사위원들의 본격적인 평가가 시작됐다.

심사평은 안도현 심사위원장이 밝혔다. 안 위원장은 “새로운 상상력과 진정성을 담은 글이 많았다”고 호평했다.

심사평 이후 본격적인 수상자 발표가 있었다. 시‧시조 부문 장원과 우수상, 장려상 수상자가 호명됐고, 이어 산문 부문 장원과 우수상, 장려상 수상자의 이름이 공개됐다. 시‧시조, 산문 부문을 통합해 수여하는 만해상과 만해대상 수상자 발표 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만해상은 고등부 산문 부문의 양윤서 고양예고 학생에게 돌아갔고, 영예의 만해대상은 고등부 시‧시조 부문에 참가한 이시우 학생에게 돌아갔다. 이시우 학생은 수상 소감에서 “1년 반 동안 만해백일장을 준비하며 힘든 적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이를 좋은 추억으로 만들어준 친구들에게 고맙다”며 “계속 정진해 좋은 작가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시우 학생은 만해대상 수상으로 상금 100만원을 받을 예정이다. 대불청은 추후 시상식을 열어 이시우 학생을 비롯한 올해 백일장 수상자들에게 상과 상금을 수여한다.
이길수 대불청 회장은 향후 만해백일장에 관한 구상을 밝혔다. 이 회장은 “지역별 예선을 진행하고, 본 대회를 동국대에서 개최할 것”이라며 “역대 수상자들과 떠나는 여행, 기성 작가들과의 만남도 계획 중이다. 나아가 단편소설이나 웹툰‧영상 등의 응모 부문을 더하겠다”고 설명했다.
백진호 기자 kpio99@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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