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의 길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멈추고 대면 만남이 어려워지며 불교청년들의 활동이 움츠러든 시기, 수원 대승원에서 경기지구가 임원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강좌를 열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교육 강좌를 통해 만해스님 출생과 활동시기 당시 조선의 시대적 상황과 세계에서 벌어진 주요한 사건들이 적힌 연보를 통해 제국주의 국가들이 약소국가들을 침략하며 식민지 쟁탈전을 벌이는 싸움에 국력이 약한 조선이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나라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는 결국 힘이 있어야한다는 것을 다시금 절감할 수밖에 없다.

한반도 일대에서 러일전쟁(1904)이 일어나고 대한제국은 일본 제국과 강제로 을사조약을 맺음으로써 국민의 삶은 도탄에 빠지게 되었다. 이 시기 만해스님은 정식으로 출가하여 불교활동에 전념하셨다. 일제에게 국권을 피탈 당하여 생사존망의 갈림길에 놓인 처참한 국민들의 삶을 보고 만해스님은 어떤 결심을 하셨을까.

일제 강점기 종교인으로서 국민을 위해 사심 없이 헌신, 복무하셨던 만해스님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조선불교청년회를 창립하시고 조직을 전국적으로 확대하셨다. 또한 불교개혁을 통해 민족의 자주권을 되찾아 독립을 이루겠다는 항일의지와 탁월한 천재성으로 ‘조선불교유신론’과 ‘불교대전’과 같은 대작을 만드셨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만해스님의 인간 본연의 자주성에 입각한 정신세계와 사상을 엿볼 수 있다.

현 시대를 빗대어 보면 우리는 일제 강점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현대물질문명을 누리고 있다. 모든 국민들이 기본적인 민주주의를 향유하며 살고 있지만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치, 경제, 군사 분야에서 한반도의 이권을 장악하려는 미국, 일본과 같은 나라들에 의해 우리 국민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로 인한 환경오염문제, 경제공격, 역사왜곡으로 우리 국민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인 지탄을 받고 있고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명목으로 수조에 달하는 국민의 혈세를 뜯어가고 있다.

일제가 무단 통치 시기 집안의 수저까지 강제 징발해갔다면 현 시대는 약탈적 금융자본과 군사적 압박으로 국민들의 세금을 합법적으로 착취해가고 있다. 일제 강점기 후반에 시행했던 ‘문화통치’는 ‘신 문화통치’로 얼굴만 바꾸어 우리의 주머니를 털어가고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인간의 행복은 괴로움을 소멸시킬 때 가능하다. 인류를 위협하는 코로나19 감염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백신을 접종하듯, 한반도에 사는 우리의 삶과 평화를 위해 외세의 개입을 거둬내고 분단을 소멸시켜야 한다.

부처님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고행에 나서셨고, 만해스님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구국의 한생을 걸으셨다.

그럼 이제 하나의 질문이 남는다.

우리는 중생의 괴로움을 소멸하기 위해 무엇을 시작해야하나.

부처님의 깨달음과 만해의 길에 해답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