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선사 일화 속 사상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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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영만 작성일12-09-22 00:44 조회3,336회 댓글1건본문
7) 더러운 돈 3·1운동 당시 동지였던 최린이 그후 변절하여 창씨개명을 하고, 어느날 심우장으로 선생을 찾아왔다. 그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 안에서 본 선생은 슬그머니 부인을 불러 일렀다. "나가고 없다고 그러오. 꼬락서니조차 보기 싫으니......" 하고 옆방으로 가버렸다. 최린은 마침 선생의 딸 영숙이를 보자, 당시로는 거액인 백원 지폐 한장을 이 어린이의 손에 쥐어주고는 돌아갔다. 선생은 이 사실을 알고는 몹시 화를 내며 부인과 영숙이를 꾸짖었다 |
8) 六堂(육당)은 죽었소
육당(六堂) 최남선(崔南善)이 3·1운동 때 〈독립선언서〉를 지은 것은 다 아는 바와 같다. 그러나 그는 그 뒤 변절하여 중추원(中樞院) 참의(參議)라는 관직을 받고 있었다. 선생은 이것이 못 마땅하여 마음으로 이미 절교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육당이 길에서 선생을 만났다. 선생은 그를 보고도 못 본 체하고 빨리 걸어갔으나 육당이 따라와 앞을 막아서며 먼저 인사를 청했다.
"만해 선생, 오래간만입니다." 그러자 선생이 이렇게 물었다.
"당신 누구시오? "
"나 육당 아닙니까? "
선생은 또 한번 물었다.
"육당이 누구시오? "
"최남선입니다. 잊으셨십니까? "
그러자 선생은 외면하면서
"내가 아는 최남선은 벌써 죽어서 장송(葬送)했소." 라고 말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9)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것은
총독부의 어용단체인 31본산 주지회에게 선생에게 강연을 청하여 왔다. 선생은 거절했으나 얼굴만이라도 비춰 달라고 하며 하도 간청하므로 마지못해 나갔다.
단상(壇上)에 오른 선생은 묵묵히 청중을 둘러보고는 이윽고 입을 열었다.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것은 무엇인지 아십니까? " 하였으나 청중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다. 선생은
"그러면 내가 자문자답을 할 수 밖엔 없군. 제일 더러운 것을 똥이라고 하겠지요. 그런데 똥보다 더 더러운 것은 무엇일까요? " 라고 말했으나 역시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러면 내가 또 말하지요. 나의 경험으로는 송장 썩는 것이 똥보다 더 더럽더군요. 왜 그러냐 하면 똥 옆에서는 음식을 먹을 수가 있어요. 송장 썩는 옆에서는 역하여 차마 먹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한번 청중을 훑어보고
"송장보다 더 더러운 것이 있으니 그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 하고 한번 더 물었다.
그러면서 선생의 표정은 돌변하였다. 뇌성벽력같이 소리를 치며,
"그건 31본산 주지 네놈들이다." 하고 말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곳을 박차고 나와 버렸다.
- 편집 보강(김영만) 전법위원 -
출처: 만해기념관(http://www.manha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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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님의 댓글
김영만 작성일의연한 기개의 만해선사 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