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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단의 화합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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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권화 작성일12-10-26 20:18 조회3,844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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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와 내용을 모두 갖추어야 적법한 승단의 화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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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삼비 분열 사태

절차와 내용을 모두 갖추어야 적법한 승단의 화합이다 (중략)

 

[여기에 인용하는 『율장』 내용은 최봉수가 옮기고 시공사에서 출간한 『마하박가』3, 290~320쪽을 수정한 것이다.]

 

1.코삼비(拘睒彌) 사태의 발단

코삼비에 거주하던 비구들 중에서 한 비구가 한 어떤 행위에 대해 ‘율의 엄격한 적용’을 주장하는 비구들이 “계를 위반했다”며 ‘범계(犯戒)’를 이유로 정권(停權) 처분을 내리자, “그 비구의 행위는 범계에 해당되지 않으며 따라서 정권 처분을 내린 것이 옳지 않다”고 반대하는 비구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 수습되지 못하고 서로 “우리가 옳고 저쪽은 틀렸다” 우기면서 분쟁이 커져간다.

 

① 어느 때 세존께서 코삼비의 고시타 승원에서 지내셨습니다. 그때 어떤 비구가 범계를 저질렀습니다. 그 비구는 자신이 지은 범계가 범계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비구들은 그것을 범계로 보지 않았습니다. 얼마 뒤에 본인은 그것을 범계로 보지 않았고, 다른 비구들은 그것을 범계로 보았습니다. 그러자 다른 비구들이 그에게 말했습니다.

 

“벗이여, 그대가 범계를 저질렀습니다. 그대는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벗들이여, 제 생각에는 범계로 보아야 할 그런 잘못된 행위가 없습니다.”

 

그리하여 그 비구들은 화합 승단을 이루어, 그 비구가 ‘범계를 범계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정권을 시켰습니다.

 

② 한편 문제의 그 비구는 들은 것이 많고 전승되어 온 아함(阿含)에 정통했고, 부처님 가르침[敎法]과 윤리 규정[律]과 논을 외워 지녔으며 슬기롭고 명민하고 지혜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아울러 [자기 잘못을] 부끄러워할 줄 알고 후회할 줄도 알고 더 높은 경지를 배우려고 애를 쓰는 이였습니다. 그 비구는 자신과 견해가 같고 친하게 지내는 비구들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벗들이여, 이것은 율을 범한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범계가 아닙니다. 저는 범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범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정권된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승단의 갈마(羯磨)는 비법(非法)으로 취소되어야 하며 주장할 자격이 없는데 저를 정권시켰기 때문입니다. 부디 여러 존자들께서 교법과 율의 입장에서 저의 동조자가 되어 주십시오.”

 

그렇게 해서 그 비구는 자신과 견해가 같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비구들을 자신의 동조자로 포섭했습니다. 아울러 그 비구는 [다른] 지방에 거주하는 자신과 견해가 같고 친한 비구들에게도 사절을 보내 말했습니다.

 

“벗들이여, 이것은 율을 범한 것이 아닙니다. …… 저의 동조자가 되어 주십시오.”

그렇게 해서 … 지방의 비구들도 자신의 동조자로 포섭하였습니다.

③ 한편 정권된 비구를 따르는 비구들이 정권 처분을 내린 비구들에게 와서 말하였습니다.

“벗들이여, 이것은 율을 범한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범계가 아닙니다. 저는 범한 적이 없습니다. 이 비구는 범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비구는 정권된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승단의 갈마(羯磨)는 비법(非法)으로 취소되어야 하며 주장할 자격이 없는데 이 비구를 정권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정권 처분을 내린 비구들이 정권된 비구를 따르는 비구들에게 말했습니다.

“벗들이여, 이것은 범계입니다. 이 비구는 정권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승단의 갈마는 법도에 맞고 취소될 수 없으며 바른 절차에 따라 이 비구를 정권시켰기 때문입니다. 부디 여러 존자들께서는 이 정권된 비구를 따르지 마시고 비호하지 말기 바랍니다.”

그러나 정권 처분을 내린 비구들이 이렇게 말을 해도 정권된 비구를 비구들은 여전히 정권된 비구를 따르고 비호하였습니다.

 

2. 부처님의 간곡한 당부와 승단의 분열

이 사태를 전해 들으신 부처님께서 서로 갈라져 싸우고 있는 비구들을 찾아가 “만약 승단의 분열을 무겁게 여긴다면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간곡하게 당부를 하지만 이들이 고집을 꺾기는커녕, 승가 화합의 잣대인 포살의식과 갈마를 따로따로 모여서 거행한다.

 

① 한편 어떤 비구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와서 공손하게 절을 드리고 한쪽에 떨어져 앉은 뒤 아뢰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여기 어떤 비구가 범계를 저질렀습니다. …… 정권처분을 내린 비구들이 이렇게 말하여도 정권된 비구를 따르는 비구들은 여전히 정권된 비구를 따르고 비호하였습니다.”

세존께서 이 말씀을 듣고 그 비구에게 “아, 이 비구 승단은 부서졌고, 분열되었소.”라고 말씀을 하시고 정권 처분을 내린 비구들에게 가셨습니다. 그리고 준비된 자리에 앉으신 뒤에 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사건이 있을 때마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어떤 비구를 정권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② 비구들이여, 여기 한 비구가 범계를 저질렀는데, 그는 그것을 범계로 보지 않고 다른 비구들은 그 행위를 범계로 보고 있소. 그런데 비구들이여, 그 비구들은 그 비구에 대해 이렇게 알고 있소.

‘그는 들은 것이 많고 …… 더 높은 경지를 배우고자 애쓰는 사람이다. 만일 우리가 이 비구에 대해 <범계를 범계로 알지 못했다>고 해서 정권시킨다면, 우리는 이 비구와 함께 포살 의식을 거행할 수 없고, 이 비구 없이 포살 의식을 거행해야 한다. 그로 말미암아 승단에는 다툼과 논쟁 ․ 시비가 일어나 승단은 결국 부서지고 더럽혀지고 나뉘게 될 것이다.’

비구들이여, 만약 그 비구들이 이와 같이 승단의 분열을 무겁게 여긴다면, 그 비구들은 그에게 정권 처분을 내려서는 안 되오.

다시 비구들이여, 여기 한 비구가 범계를 저질렀는데, 다른 비구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소. ‘…… 이 비구에 대해 정권시킨다면 우리는 이 비구와 함께 자자의식을 거행할 수 없고, 우리끼리 자자의식을 거행해야 한다. 또 우리는 이 비구와 함께 승단의 갈마를 행할 수 없고, …… 그로 말미암아 승단에는 다툼과 논쟁 ․ 시비가 일어나 승단은 결국 부서지고 더럽혀지고 나뉘게 될 것이다.’

비구들이여, 만약 그 비구들이 이와 같이 승단의 분열을 무겁게 여긴다면, 그 비구들은 그에게 정권 처분을 내려서는 안 되오.”

 

③ 세존께서는 정권처분을 내린 비구들에게 이런 뜻을 전하시고, 정권된 비구를 따르는 비구들에게로 가셨습니다. 그리고 준비된 자리에 앉으신 뒤 말씀하셨습니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이 범계를 저지른 뒤 ‘나는 범계를 저지르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등, 범계를 참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오.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비구가 범계를 저질렀는데 그는 그것을 범계로 보지 않고 다른 비구들은 범계로 보고 있소. 그런데 비구들이여, 그 비구가 다른 비구들에 대해서 이렇게 알고 있소.

‘이 존자들은 들은 것이 많고 …… 더 높은 경지를 배우고자 애쓰는 사람들이다.’ …… 그런데 만약 이 비구들이 나를 <범계를 범계로 보지 않았다>고 해서 정권시킨다면 그들은 나와 함께 포살의식을 거행할 수 없고 …… 그러면 그로 말미암아 승단에는 다툼과 논쟁 ․ 시비가 일어나 승단은 결국 부서지고 더럽혀지고 나뉘게 될 것이다.’

비구들이여, 만약 그 비구가 이와 같이 승단의 분열을 무겁게 여긴다면, 다른 비구들을 믿고서 자신의 범계를 스스로 알려야 하오.”

세존께서는 정권된 비구를 따르는 비구들에게 이런 뜻을 전하시고 떠나가셨습니다.

④ 그때 정권된 비구를 따르는 비구들이 교구 안에서 포살 의식과 갈마를 거행했다. 그리고 정권 처분을 내린 비구들은 교구 밖으로 가서 포살 의식과 갈마를 거행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정권 처분을 내린 어떤 비구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와서 공손히 절을 한 뒤에 안쪽에 떨어져 앉은 다음 말씀드렸습니다.

 

“세존이시여, 정권된 비구를 따르는 비구들은 교구 안에서 포살의식과 갈마를 거행하고 저희들은 교구 밖으로 나가서 포살의식과 갈마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3. 극단적인 대립

부처님의 간곡한 당부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 “우리가 옳다”며 고집을 부리던 비구들은 승가 화합의 잣대인 포살과 갈마를 따로 거행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심지어 저자 거리에서 말다툼과 몸싸움을 벌이는 상황에까지 이르러 세상 사람들의 비난을 받게 된다.

이 상황을 전해 들으신 부처님께서 다시 이들을 찾아가 “승단이 분열되고 교법대로 실천하지 않고 서로 우호적이지 않을 때라도 ‘최소한 서로 조리에 맞지 않는 몸짓과 말로 공격하거나 몸싸움은 하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하며 함께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고, 승단이 분열되었지만 교법대로 실천하고 서로 우호적일 때에는 다른 비구들과 이웃하며 함께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다”고 다시 간곡하게 당부하지만 이 싸움은 멈추지 않고 서로 말의 독화살을 쏘아대서 상처가 깊어져 간다. 부처님께서 그 뒤에 몇 차례에 걸쳐 “제발 싸움을 멈추라”고 사정을 하셔도 이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이 다툼과 싸움과 논쟁 ․ 시비는 저희들이 일이니 참견하지 말고 두고 보시라”며 아예 부처님의 존재를 무시하는 상황에까지 이른다.

 

① 그때 비구들은 저자 거리에 있는 식당에서 서로 싸우고 시비에 빠져서 서로 조리에 맞지 않는 몸짓과 말로 공격하였고 마침내 몸싸움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이를 보고 못마땅하게 여기고 언짢아하고 불평하였습니다.

“사키야족 성자의 제자들은 어찌해서 저자 거리에 있는 식당에서 서로 싸우고 시비에 빠져서 서로 조리에 맞지 않는 몸짓과 말로 공격하며 마침내 몸싸움까지 한단 말인가?”

비구들은 사람들이 …… 불평하는 소리를 들었고, 특히 욕심이 적고 더 높은 경지를 배우고자 하는 비구들이 이에 대해 못마땅하게 여기고 언짢아하고 불평하였습니다.

“비구들이 어찌해서 …… 몸싸움까지 한단 말인가?”

그리하여 그 비구들이 이 사정을 세존께 말씀드렸습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이 저자 거리에 있는 식당에서 ……”

“비구들이여, 진실로 비구들이 …… 몸싸움까지 하였소?”

“예, 세존이시여.”

이에 세존께서 [몸싸움까지 한 비구들을 불러] “그대들이 진실로 … 몸싸움까지 하였소?”라고 질책하셨고 … 다시 법문을 베푸신 뒤에 말씀하셨습니다.

“비구들이여, 승단이 분열되고 교법대로 실천하지 않고 서로 우호적이지 않을 때라도 그대들은 ‘최소한 서로 조리에 맞지 않는 몸짓과 말로 공격하거나 몸싸움은 하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하며 함께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오. 그리고 승단이 분열되었지만 교법대로 실천하고 서로 우호적일 때에는 다른 비구들과 이웃하며 함께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오.”

② 그때 비구들이 승단 가운데서 서로 싸우고 시비에 빠져서 상대방을 입속의 칼[毒舌]로 찔러대는 등 서로 자제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비구가 세존께 말씀드렸습니다.

“세존이시여, 여기 비구들은 승단 가운데서 서로 싸우고 시비에 빠져서 상대방을 입속의 칼로 찔러댑니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들의 상황을 스스로 누그러뜨릴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불쌍하게 여기시고 그 비구들에게 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세존께서 침묵으로 허락하시고 그 비구들에게 가셔서 준비된 자리에 앉으신 다음 말씀하셨습니다.

“비구들이여, 그만들 두시오. 다툼도 그만두고 싸움도 그만두고 논쟁과 시비도 그만두시오.”

③ 이와 같이 말씀하셨을 때, 법도에 맞지 않는 주장을 하는 어떤 비구가 세존께 말씀드렸습니다.

“세존이시여, 법의 주인이신 세존께서는 기다리십시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현법락주(現法樂住)를 누리시며 편안하게 계십시오. 이 다툼과 싸움과 논쟁 ․ 시비는 저희들이 일입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거듭해서 “…… 시비도 그만두시오”라고 말씀하셨고, 그 비구들은 번번이 “ …… 시비는 저희들의 일입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4. 부처님의 거듭된 설득과 포기

부처님께서 거듭 “싸움을 멈추어 달라”고 당부를 하셔도 비구들이 싸움을 멈추지 않고 오히려 부처님께 “참견하지 마시라”고 하자, 부처님께서는 전생에 바라나시 카시국의 왕이었던 디기타[Brahmadatta; 장수왕]와 그의 아들 디가부[장생왕자], 이 부자의 원수인 브라흐마닷타왕이 얽힌 이야기를 전해주며 “원한은 원한으로 누그러지지 않는다”고 일러주시지만 이들은 여전히 “우리 일이니 참견하지 말고 구경이나 하시라”며 고집을 부린다. 이런 상황까지 되자, 결국 부처님도 “이들은 너무나도 어리석어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코삼비를 떠나신다.

① 자신의 왕국을 넘겨주고 도공으로 위장하여 숨어살던 디기타가 결국 발각되어 죽기 직전에 멀리서 자신을 찾아오는 아들을 보고 말하였다.

“사랑하는 디가부야, 너는 긴 것을 보지 말고 짧은 것도 보지 마라. 원한은 원한으로 누그러지지 않는다. 원한 아닌 것에 의해서만 원한이 누그러지게 된다.” ……

② 이런 저런 사연을 거쳐 디가부는 자기 아버지를 죽인 원수인 브라흐마닷타왕의 신임을 얻고 그들 수행하는 최측근 경호원이 된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자신이 원수의 아들인줄도 모르고 자기 무릎을 베고 누워서 잠이 든 브라흐마닷타왕을 죽이려고 여러 차례 칼을 뽑았다가 다시 집어넣는다. 그때마다 죽기 직전에 아버지가 해준 “원한은 원한으로 누그러지지 않는다. 원한 아닌 것에 의해서만 원한이 누그러지게 된다”는 마지막 가르침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잠에서 깨어난 브라흐마닷타왕이 악몽 이야기를 하고, 디가부도 실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밝힌다. 그러자 왕이 디가부의 발에 머리를 떨군다

“제발 나의 목숨을 살려다오.”

“제가 어떻게 대왕의 목숨을 살려줄 수 있겠습니까? 대왕께서 제 목숨을 살려주셔야 합니다.”

“디가부여, 그렇다면 그대는 내 목숨을 살려 주고 나는 그대의 목숨을 살려주기로 하세.”

이렇게 해서 왕과 디가부가 서로 목숨을 살려주고 손을 잡고 서로 해치지 않기로 맹세한다.

『율장』의 코삼비 분쟁에 이어지는 대목에서는 이들이 함께 왕궁으로 돌아온 뒤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③ “비구들이여, 브라흐마닷타왕이 디가부에게 말하였소.

 

‘사랑하는 디가부여, 그대의 아버지가 임종하면서 ’긴 것을 보지 말고 … 원한 아닌 것으로 원한은 누그러진다‘고 말하였다고 했는데, 그 말의 뜻이 무엇인가?’

‘대왕이시여, 제 부친이 긴 것을 보지 말라고 하신 것은 원한을 오래 끌지 말라는 뜻입니다. …

짧은 것도 보지 말라고 하신 것은 친구와의 우정을 급하게 끝내지 말라는 뜻입니다. …

원한은 원한으로 누그러지지 않으니 원한 아닌 것으로 누그러진다고 말씀하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왕께서 저의 부모님을 죽였기 때문에 제가 대왕의 목숨을 빼앗는다면 대왕 편에 있는 사람들이 제 목숨을 빼앗을 것이고 제 편에 있는 사람들이 다시 그들의 목숨을 빼앗을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그 원한은 원한으로 누그러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대왕께서는 제 목숨을 살려주셨고 저는 대왕의 목숨을 살려드렸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 원한은 원한 아닌 것으로 누그러졌습니다. ……’

비구들이여, 브라흐마닷타왕은 경탄하였소.

‘진정 놀라운 일이다.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

왕은 이렇게 경탄하며 일찍이 디가부의 아버지 소유였던 병사와 탈 것과 영토와 재물과 곡물 창고를 되돌려주고 디가부를 자기 사위로 삼았소.

비구들이여, 매를 쥐고 칼을 잡고 있는 저 세속의 왕들에게도 이런 정도의 인내와 온유함이 있소. 하물며 잘 설해진 교법과 율 속에서 출가한 그대들이 인내하고 온유해야 지극히 당연하지 않겠소?

비구들이여, 그만두시오. 다툼도 그만두고 싸움도 그만두고 논쟁과 시비도 그만두시오.”

④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법도에 맞지 않는 주장을 하는 그 비구가 또 다시 세존께 말씀드렸습니다.

“세존이시여, 법의 주인이신 세존께서는 기다리십시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현법락주를 누리시며 편안하게 계십시오. 이 다툼과 싸움과 논쟁 ․ 시비는 저희들이 일입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생각하셨습니다. ‘이 어리석은 자들은 지극히 몽매해서 훈계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습니다.

5. 코삼비 재가 제자들의 움직임

부처님께서 비구들의 싸움을 해결하지 못한 채 돌보아드릴 시자도 없이 먼 길을 거쳐서 사밧티[舍衛城]에 도착하셔서 제타 숲에 있는 아나타핀디카[給孤獨長者]의 동산에서 머무시게 되었다. 이때 코삼비에서는 부처님께서 떠나가신 것을 알게 된 부처님의 재가제자들의 행동이 이루어지는데, 그 상황을 다음에서 알아보자.

한편 코삼비의 재가 제자들은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 코삼비의 비구들은 우리에게 엄청난 손해를 끼쳤다. 세존께서는 그들 때문에 이곳을 떠나셨다. 그러니 우리들은 코삼비의 비구들을 만나도 절을 하지 말고 일어서서 합장의 예를 갖추어 존경 ․ 존중하지 말며 그들에게 공양을 올리지 말고 혹 우리를 찾아와도 걸식물을 주지 말자. 만약 이들이 우리들에게서 존경 ․ 존중받지 못하고 공양을 받지 못한다면, 그 때문에 떠나거나 환속하거나 화합을 되찾아 세존과 화해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코삼비의 재가 제자들은 비구들을 만나도 절을 하지 않았고 …… 걸식물을 주지 않았습니다. 코삼비의 비구들은 신자들에게서 존경 … 걸식물을 받지 못하자 서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벗들이여, 우리 함께 사밧티로 가서 세존을 뵙고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합시다.”

6. 법과 법 아닌 것[非法]을 구별하는 18가지 기준

싸움을 계속하던 코삼비의 비구들은 재가 제자들의 공양 거부로 살 길이 막막해지게 되자 어쩔 수 없이 “부처님을 찾아뵙고 해결책을 찾자”며 사밧티로 가게 된다. 이들을 맞이하며 사리풋타(사리불) ․ 마하목갈라나(마하목건련) ․ 마하캇사파(마하가섭) ․ 마하캇차나(마하가전연) … 우팔리 ․ 아난다(아난) ․ 라훌라 장로가 차례로 부처님께 “이들을 어떻게 대하여야 하는지?” 여쭙자 이에 대해 부처님은 ‘18 가지 기준’을 일러주신다.

① “세존이시여, 늘 다툼을 일삼고 …… 소송을 제기하기 좋아하는 코삼비의 비구들이 사밧티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들이 그들에게 어떻게 처신해야 합니까?”

“그대들은 법(法)대로 서 있으면 되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법과 법 아닌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② “18가지 근거에 따라 ‘법 아닌 것[非法]’을 주장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오. 어떤 비구가 비법을 법이라고 설명하고 법을 비법이라고 하며, 율법 아닌 것을 율법이라고 설명하고 율법을 율법이 아니라고 설명하며, 여래가 설한 적이 없는 것을 ‘여래가 설하고 언급했던 법’이라고 설명하고 여래가 설하고 언급했던 것을 ‘여래가 설하거나 언급한 적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 여래가 규정하지 않은 것을 ‘여래가 규정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여래가 규정한 것을 ‘여래가 규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하지요. …

이 18가지를 근거로 ‘비법’을 주장하는 사람과 법을 주장하는 사람을 구별해 알 수 있소.”

7. 비구들의 분쟁과 비구니 ㆍ 재가 제자들의 처신

‘비구들의 분쟁이 이어질 때 비구니와 재가 제자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의 문제는 오늘날에도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이에 대해 부처님은 “양쪽의 의견을 다 들어보고 정법 쪽의 주장을 들어야 한다”고 일러주신다.

① 마하파자파티 고타미[부처님의 이모이자 양모이고 난다 장로의 생모]가 세존께 다가가서 공손하게 절을 드리고 한쪽에 떨어져 선 채 말씀드렸습니다.

“세존이시여, 늘 다툼을 일삼고 …… 소송을 제기하기 좋아하는 코삼비의 비구들이 사밧티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들이 그들에게 어떻게 처신해야 합니까?”

“고타미여, 그대는 양쪽의 법을 다 들으시오. 양쪽의 법을 들어보고, 어느 한쪽 비구들이 정법을 주장한다면 그들의 견해와 주장을 선택하시오. 모름지기 비구니 승단이 비구 승단에서 무엇인가를 전수받을 때에는 그 모든 것이 정법을 주장하는 이에게서 전수되어야 합니다.”

② [우바새를 대표하는] 아나타핀디카 장자 …… [우바이를 대표하는] 비사카 부인이 세존께 다가가서 공손하게 절을 드리고 한쪽에 떨어져 선 채 말씀드렸습니다.

“세존이시여, 늘 다툼을 일삼고 …… 소송을 제기하기 좋아하는 코삼비의 비구들이 사밧티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들이 그들에게 어떻게 처신해야 합니까?”

“거사여 … 부인이여, 그대들은 양쪽에 다 보시를 베풀도록 하시오. 보시를 한 뒤에 양쪽의 법을 다 들어보고, 어느 한쪽 비구들이 정법을 주장한다면 그들의 견해와 주장을 선택하시오.”

8.사태 해결의 기미

상황이 이처럼 심각해진 다음에야 애초 문제의 발단이 되었던 비구가 자신의 행위를 다시 살펴보고 ‘잘못’과 ‘정권 처분의 정당성’을 인정하며 복권을 신청하고, 부처님께서도 복권을 권하신다.

① 한편 정권처분을 받았던 비구가 교법과 율을 살펴보고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것은 범계이다. 나는 범계를 저질렀다. 나는 정권 처분을 받았다. 내게 정권 처분을 내린 갈마는 법도에 맞고 정당하며 그래서 취소될 수 없다.’

그리하여 이 비구는 자신을 지지하던 비구들에게 가서 말하였습니다.

“이것은 범계입니다. …… 존자들께서는 저를 복권시켜 주십시오.”

② 그러자 정권 처분을 받았던 비구를 지지하던 비구들은 그 비구를 데리고 세존께 다가가서 공손하게 절을 드리고 한쪽에 떨어져 앉아 말씀드렸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비구가 ‘저는 범계를 저질렀습니다. …… 저를 복권시켜 주십시오’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저희들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비구들이여, 이것은 범계입니다. …… 이 비구에게 정권 처분을 내린 갈마는 법도에 맞고 정당하며 취소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비구가 자신이 범계를 저질렀고 정당한 절차에 따라 정권 처분을 당했다고 알고 있으니, 이 비구를 복권시키도록 하시오.”

 

9. 승단의 화합

위 조치에 이어 정권 처분을 받은 비구를 지지했던 비구들이 정권 처분을 내렸던 비구들에게 ‘승단의 화합을 위해서 그 비구를 복권시켜 달라’고 요청하고, 이 요청을 받은 쪽에서는 부처님을 찾아뵙는다. 부처님은 복권과 화합의 절차를 일러주신다.

① 정권 처분을 받은 비구를 지지하던 비구들이 그 비구를 복권시킨 뒤, 정권 처분을 내린 비구들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벗들이여, 승단에 다툼과 싸움과 논쟁 ․ 시비를 일으켜 결국 승단이 부서지고 더렵혀지고 분열하게 만들었던 사건에 대하여 당사자인 이 비구가 자신이 ‘범계를 저질렀고 정당하게 정권 처분을 받았음’을 인정하고, 복권 처분을 받았습니다. 벗들이여, 승단의 화합을 이룩하여 이 사건을 매듭짓도록 합시다.”

그러자 정권 처분을 내렸던 비구들이 세존께 다가가서 공손하게 절을 드리고 한쪽에 떨어져 앉은 뒤 말씀드렸습니다.

“세존이시여, 정권 처분을 받은 비구를 지지하던 비구들이 ‘벗들이여, …… 승단의 화합을 이룩하여 이 사건을 매듭짓도록 합시다’고 말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② “비구들이여, 그 비구는 자신이 범계를 저질렀고 자신에 대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정권 처분이 내려졌던 사실을 인정하여 다시 복권이 되었소. 그러므로 그대들은 승단의 화합을 이룩하여 이 사건을 마무리 짓도록 하시오. 화합을 이루는 절차는 다음과 같소.

먼저 병든 사람과 병들지 않은 사람을 가릴 것 없이 모두 한 곳에 모여야 하니, 어느 누구도 불참을 허용해서는 안 되오. 모두 모였으면 명민하고 유능한 비구가 승단에 다음과 같이 표백(表白)해야 하오.

‘여러 존자님들이시여, 승단은 제 말을 들어 주십시오. 승단에 다툼과 싸움과 …… 이제 승단에 화합이 이루어져 그 사건을 매듭짓게 되었습니다. 승단의 분열이 제거되었고 더러움도 씻어졌으며 승단이 나눠지는 일도 사라졌습니다. …… ’

 

 

비구들이여, 이렇게 한 뒤에 즉시 포살 의식을 거행해야 하고 파티목카(바라제목차)를 암송해야 하오.”

10. 법도에 맞는 승단의 화합

우팔리 장로가 ‘법도에 맞는 화합’에 대하여 여쭙자 부처님은 ‘어떤 사건이 일어나든 사건을 조사하지도 않고 근거도 없이 결론을 도출하여 억지로 화합을 이룩한 척 하는 것은 법도에 맞지 않는다’고 하여 ‘절차의 적법성’을 강조하신다. ‘명실상부한 화합은 내용과 절차가 모두 부처님 교법과 율에 맞아야 한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신 것이다.

① 우팔리 장로가 세존께 다가가서 공손하게 절을 드리고 한쪽에 떨어져 앉은 다음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 승단이 나눠지는 사건이 일어난 경우, 그 사건을 조사하지도 않은 채 근거 없이 결론에 도달하여 승단의 화합을 이룬다면 그러한 화합이 법도에 맞는 것입니까?”

“우팔리여, …… 그 사건을 조사하지도 않은 채 근거 없이 결론에 도달하여 승단의 화합을 이룬다면 그러한 화합은 법도에 맞지 않는 것이오.”

“세존이시여, …… 그 사건을 조사하고 근거를 갖추어 결론에 도달하여 승단의 화합을 이룬다면 그러한 화합이 법도에 맞는 것입니까?”

“우팔리여, …… 그 사건을 조사하고 근거를 갖추어 결론에 도달하여 승단의 화합을 이룬다면 그러한 화합은 법도에 맞는 것이오.”

② “세존이시여, 승단의 화합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우팔리여, 승단의 화합에는 두 가지가 있소. 그 두 가지는 ‘의미는 없고 문자만 있는 승단의 화합’과 ‘의미와 문자를 모두 갖춘 승단의 화합’이오. … 조사하지도 않은 채 근거 없이 결론에 도달하여 승단의 화합을 이룬다면, 이것을 ‘의미는 없고 문자만 있는 승단의 화합’이라고 말하오.

그리고 …… 조사하고 근거를 갖추어 결론에 도달하여 승단의 화합을 이룬다면, 이것을 ‘의미와 문자를 모두 갖춘 승단의 화합’이라고 말하는 것이오. 승단의 화합에는 이 두 가지가 있소.”

출처 : 불교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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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권화님의 댓글

정권화 작성일

중앙 전법위원 현승 정권화입니다
먼저 지심정례 하옵고 참회합니다
이번 중앙회장 선거기간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을 상하신 분이 계신다면 대비심을 베풀어 잘못을 용서 하시길 빕니다. 위에 올린 장문의 글은 어떤 법우님께서 지금의 우리 청년회가 겪고있는 갈등과 혼란을 지켜 보시다가 저에게 당신의 마음을 담아 보내주신 경전의 말씀입니다. 우리 모두 한 발만 물러서서 차분하게 읽어주시면 우리의 문제를 푸는데 조금은도움이 되리라 사료됩니다.
저 또한 이번 사태에 자유롭지못한 사람입니다. 이런 글을 올릴 자격이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나서야할 것 같아서 몰매를 맞을 각오로 올리는 것이니 혜량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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