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2회 전국만해백일장 시. 시조 부문 만해대상

양하눈 ( 검정고시 고2)

제목 : 바깥

비로나자불이 모셔진 동대사(東大寺) 앞 구제역 특별 방역차가 다녀갔다
언젠가는 시속 20km의 바람이었을 사슴들이 소독약 분사를 피해 들입다 뛰었다

접근금지 테이프를 들고 들어간 아이들이 던져주는
과자가루를 핥는 사슴들의 혀끝
오랫동안 고여있던 가뭄이 뚝 뚝 떨어지고 있었다

전병을 주워 먹기에 너무 강한 뿔을 가진 사슴은
자신이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잊지 않고 있었다

스스로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사슴은 철조망문 안에 있는 동시에 문 밖에 있었다

사료와 물을 채운 관리인이 자물통을 채운다
우둘투둘한 그림자 속에 몸을 누이는

사슴의 몸에 철조망이 새겨진다
바람이 스치는 뼈마디가 앙상하다
보리수 나무에게 마지막 양분을 내어주는 싯타르타
오랫동안 철조망 사이로 동대사의 용마루를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