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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2회 전국만해백일장 산문 부문 만해대상 수상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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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한불교청년회 작성일11-03-03 20:05 조회5,541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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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2회 전국만해백일장 산문 부문 만해대상

송가을해 ( 산청간디고 2학년 2반)

제목 : 신발

하이힐을 신은 채 걸어가는 그녀의 뒷 모습은 오늘도 예외없이 어색했다.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비집과 나와 종종 걸음이라도 칠 때면 우스꽝스러워 지는 걸음 덕에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뒤뚱거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사회초년생 같았지만 그녀의 나이도 어느새 서른 둘이었다

이제 데리고 가도 괜찮지 안겠냐는 장모님의 은근한 재촉에 우리는 올 가을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사내연애를 숨길 필요가 없다며 기뻐했다. 결혼이 정해졌으니 다음엔 살고이 문제였다.

나는 도시외곽에 살고 싶은 마음을 슬쩍 내비쳤다, 시골에서 자란 나에게는 다시 흙 냄새를 맡고 사는것이 오랜 바람이었던 것이다. 예상대로 그녀는 질색했다.

출근 문제와 함께 자기는 내가 흙을 그리워하는 것처럼 나고 자란 도시의 모든 것을 그리워 하게 될 거라고 덧붙였다. 그녀의 태도가 하도 강경했던 탓에 내가 마음을 돌려야만 했다.

결국 우리가 살게 될곳은 회사에서 십분 거리에 떨여져 있는 아파트 몇곳으로 추려졌다

이곳은 남향이라 햇빛이 잘 들어와 좋고 저 곳은 10층이라 전망이 탁 트여서 좋다는 중개인 말과는 달리 내눈에는 별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그녀의 성화에 못이겨 내다본 창문밖은 온통 회색빛이었다. 저 멀리 새끼손톱 만하게 솟아있는 산에 잠시 눈길이 머물렀다. 그날 나는 차마 계약을 할수 없었다

집에 들어오자 마자 그녀는 불평과 함께 신고 있던 운동화부터 벗었다.

발 전체가 발갛게 부어올라 있어다. 발이 잘 붓는 특이체질인 것은 알았지만

하이힐 같은 불편한 신발에만 예민한 줄알았던 나는 화들짝 놀랐다.

그녀는 여태껏 그것도 몰랐나며 서운한 티를 냈다. 지금까지 내 앞에서는 거의 신발을 벗지 않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특유의 뒤뚱거리는 듯한 걸음걸이도 하이힐 때문이 아닌 부어오른 발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어떻게 참았냐는 물음에 그녀는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어쩌겠어, 신발을 벗고 다닐 수도 없고. 이상하게 양말은 괜찮은데 말야.

한 스물 한 살때 쯤이었나 ? 작은 키 때문에 이 악물고 매일 하이힐을 신고 다녀었어.

그 후로 신발이면 상관없이 다 이렇게 부어 오르더라.

욱씬거리는 것도 하루 이틀 이지 , 이제는 아예 감각이 없어져서 좀 견딜만해

어쩔때는 내가 지금 정말 땅 위애 서있는건지, 아님 허공위에 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니까. ”

문득, 어떤 일이 있어도 두발 만큼은 땅 위에 단단히 붙이고 있어야 한다던 말이 떠올랐다.

어릴적 엄가가 자무 내뱉곤 하던 말이었다.

그녀와 다음 주에 갈때는 더 이상 뜸 들이지 말고 목 아파트 계약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던 중 부동산에 종사하는 친한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않은 외곽에 집을 하나 봐 뒀다는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한번 보러만 가자고 부탁했다. 그녀는 뾰로통한 표정으로 따라 나섰으나 절대 마음을 바꾸지 않을거라고 미리 엄포를 놓았다

포장이 잘 된 길이 끝나자 가느다란 마을길이 시작 되었다. 우리는 차에서 내려 마을길을 따라 걸었다.

시골은 아니었지만 내리쬐는 볕이 도시와는 비교할수 없는 평혼함을 가져다 주었다.

쉴새없이 흙길에 대해 조잘대던 그녀가 옆으로 픽 쓰려졌다.

하이힐의 뒷굽 하나가 부러진 것이었다. 나는 그녀의 신발을 벗겨 냈다.

두발은 여전히 부풀어 올라 있었다. 나는 울상은 그녀를 따라 신발을 벗었다

“ 같이 걷자”

그녀는 맨발오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어릴적 고향에서 느끼던 흙길의 푹신함이 되살아났다. 그녀도 그것을 느끼는 듯 했다.

우리는 어느덧 집에 도착했다. 맨발이 더 편한듯 그녀는 내 구두를 신지 않았다.

그녀는 내 구두를 신지 않았다. 그녀가 흙이 묻은 발 두쌍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더니

입을 열었다.

“ 우리 , 여기서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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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경옥님의 댓글

연경옥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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